권목사가 목회자정의평화실천협의회 상임의장이 되었습니다. | 권오성 | 2005-07-2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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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지금까지 목회를 하면서 자랑스러워 하고, 잊지 못하고 있는 순간이 몇 장면 있습니다. 그 중에 하나가 1987년 4월 당시 전두환대통령의 호헌조치에 항의해서 몇 명의 목사들이 서대문의 선교교육원에서 삭발하고 10일 간 단식하며 민주화를 위해서 기도할 때가 있었습니다. 그 주간 미국 Time 잡지의 표지로 나올 만큼 잘 알려진 사건이었습니다.
저도 거기서 밥을 굶고 있었는데 그 당시 농성하고 있던 목사님들은 ‘우리 교회 교인들이 어떻게 생각할까?’ 하는 걱정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교회 교인들이 자기 교회 목사님을 응원하려고 확 몰려 오는 것이었습니다. ‘어느 교회 교인들일까? 어느 목사가 저렇게 사랑을 받고 목회를 할까?’ 하고 두런거리는데 삼엄한 전경의 포위망을 뚫고 들어 온 분들이 누구였겠습니까? 바로 우리 수도교회 교인들이었습니다. 제가 그 뒤로 목사님들 사이에서 이 좁은 어깨를 으쓱거리면서 얼마나 자랑했는지 모릅니다. 그 때 바로 이번에 제가 상임의장으로 선출된 목회자협의회가 이 삭발단식 기도회를 주도했고 6.29 선언과 민주화로 이어지는 불씨를 붙였습니다. 이 목회자협의회는 이 역사 속에 하나님께서 살아계시고 일하고 계심을 믿으며, 예언자적인 증언을 하고, 한국 교회를 새롭게 하고자 하는 모임입니다. 사회 문제에 관심이 많고 참여에 앞장서는 목사들의 전국 모임으로 카톨릭의 정의구현사제단과 같은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금이야 시대가 변화해서 과거처럼 목사들이 나서서 시위나 투쟁을 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이 역사 속에 하나님의 정의와 평화를 이루기 위해서 교회와 목사들이 해야 할 일은 아직 많이 남아 있습니다. 특히 변화하는 세계 속에서 약한 사람들의 고통받는 소리를 전하고, 새로운 가치관을 선포하여야 할 때입니다. 20년 전에 그러했듯이 교우 여러분께서 이번에 의장으로 나선 저와 협의회와 그 사업을 위해서 적극 기도해 주시고, 지원하고 도와주시기를 기대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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