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휴가는 다녀오셨습니까? | 권오성 | 2005-08-2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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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여름 더위가 물러갈 때가 되었는데요. 여름 휴가는 다녀오셨습니까?
우리 휴가는 대체로 7월 말, 8월 초 한, 두 주간에 몰려 있습니다. 그래서 휴가를 가도 번잡스럽기는 하지만 그래도 일상 생활을 탈출한다는 것 자체가 즐겁고, 또 생활의 활력소가 됩니다. 원래 농경 사회에서는 휴가라는 것이 마땅히 없었고, 농한기가 자연스럽게 휴가이었습니다. 산업 사회 초기에도 휴가가 없기는 마찬가지였는데 시간이 지나가면서 쉬지 않고 무조건 일만 하는 것이 오히려 생산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래서 20세기 중반부터 휴가 제도가 서구에서부터 시작되었고, 며칠 쉬는 것으로 업무의 효율성이 높아졌습니다. 나무를 많이 베기 위해서는 쉬지 않고 도끼질을 하는 것보다는 잠시 잠시 쉬면서 도끼날을 날카롭게 하는 것이 더 유익하다는 이야기이지요. 그런데 서유럽의 경우에 1980년대 이후 고도 성장 시대를 지내고 복지사회로 접어들면서 휴가에 대한 생각도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프랑스나 독일이나 휴가 일수가 일년에 30일에서 40일 정도가 됩니다. 그래서 노동을 더 잘 하기 위해서 휴가를 가는 것이 아니라 거꾸로 휴가를 잘 즐기기 위해서 일년 동안 열심히 일을 한다는 것입니다. 휴가가 최우선입니다. 아직 우리 실정하고는 맞지 않지만 20-30년 뒤에 우리도 이렇게 휴가를 무엇보다 소중하게 여기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일을 하지 않거나 노는 것을 ‘죄’처럼 여기는 시대에 자랐습니다. 휴가를 가는 것이 그렇게 자연스럽거나 익숙하지 않다는 말이지요. 그런데 올 여름에는 다른 해보다 유난히 더위를 더 느끼며 지냈습니다. 초여름에 몸살이 나서 체온 조절 능력이 약해져서 그런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번 주간 중에 며칠 가족들과 서울을 비우고 지방에 다녀 오려고 합니다. 온 식구가 이렇게 함께 어디를 가는 것은 한 10년 만에 처음입니다. 도끼날을 잘 갈고 오겠습니다. 제가 없는 동안 수요예배를 인도할 류전도사님과 다음 주일 설교를 맡아주신 이원희목사님께 감사 인사도 드립니다. |
댓글 1
moran60 2003.12.18 00:00
일요일이 기다려집니다. 아름답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