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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넓게 思考하는 훈련(한국일보 96.9.30) 권오성 2005-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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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나라에는 어느 도시이건 그 인근에 산이 있다. 산은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곳이어서 일상 생활에 크게 활용하지 못했고, 산과 산 사이에 있는 좁은 평야는 철저하게 주거와 농경지로 이용해왔다.

그래서 평평한 땅은 논이나 밭, 아니면 작은 텃밭으로라도 가꾸어 식량이 될 것을 거두었다. 그렇지 않고 평지에 지나치게 큰 정원으로 가꾼다거나 아니면 요사이 골프장처럼 오락을 하기 위한 곳으로 만드는 것은 사회적인 죄악으로 여겨왔다.

유럽에서도 독일의 숲은 유명하다. 독일의 관문격인 프랑크푸르트 공항을 둘러 싼 숲은 반경이 4Km가 넘는다. 그것도 도심에서 50Km나 100km 떨어진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시내 중심가에서 전철로 15분 정도 거리니 도심 속에 숲이 침입해있는 형상이다.

프랑크푸르트 서남쪽에 ´슈반하임(Schwanheim)´이라는 동네에서 6년을 살았는데, 놀랍게도 거리에서 다람쥐, 두더지, 오소리들이 종종 오가고 또 산책을 하다가 숲 속에서 노루 가족을 만나기도 했다.

평원지대로 이루어진 유럽에서는 ´도시의 허파´를 지키기 위해서 평야에 있는 숲을 눈에 보이는 경제적 효용성과 관계없이
철저하게 녹색공간으로 지켜 왔다. 그렇지 않으면 인간의 숨터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나 자신도 평야를 활용하지 않고 그냥 놀리는 것은 죄악이라는 생각을 뿌리깊게 가지고 있었다. 평야에 있는 숲이 인간 생존을 위한 기본적인 녹색공간이라는 생각을 내 경험으로는 도저히 할 수 없었다.

그래서 프랑크푸르트의 울창한 숲을 처음 보는 순간 "아니, 저 좋은 땅에 왜 아파트를 짓거나 개간해서 농사를 짓지 않지?" 하고 의아하게 여겼던 기억이 새롭다. 다른 문화를 내 잣대로만 재려고 했던 실패담 중에 하나이다.

인간에게 있어서 자신이 직접 체험해서 얻은 진실보다 더 확실한 것은 없다. 그래서 쉽게 이 개인 체험을 일반화시키고 집착한다. 이것이 반복되면 결국 한 사회나 개인의 발전에 꼭 필요한 다양성을 잃어버리고, 진실을 놓치게 된다.

전에 비해 풍요로워진 우리 사회에도 한가지 잣대로만 잴 수 없는 다양한 현상들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이제 나와 다른 것을 수용하고 그 본래의 뜻을 찾아 존중하며, 폭넓게 사고하는 훈련이 필요한 시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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