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은 꿈꾸고 있다 | 운영자 | 2025-05-1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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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민주화운동기념주일]
5.18은 꿈꾸고 있다 시편 126:1-6 누가복음 10:30-34 1980년 5월, 광주에서 시작된 민주화의 외침은 오랜 세월이 지나도 여전히 우리 마음에 깊은 울림을 남깁니다. 당시 광주는 고립되었고, 계엄군은 언론을 통제하며 진실을 감추려 했습니다. 수많은 이들이 희생당하고, 누군가는 죽음을 무릅쓰고 진실을 알리려 했습니다. 신군부는 5.18의 진실을 지우려 했지만, 진실은 끝내 살아남아 책으로, 육성으로, 영화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5.18은 단지 과거의 사건이 아니라,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상처이며, 여전히 꿈꾸고 있는 희망입니다. 누가복음 10장에 등장하는 강도 만난 사람은 육체적 상처뿐 아니라, 마음 깊은 트라우마를 지닌 존재입니다. 광주의 시민들도 그러했습니다. 단 한 사람의 상처가 아닌, 도시 전체가 고통을 겪었고, 지금도 왜곡과 조롱으로 인해 트라우마는 지속되고 있습니다. 한강의 소설 『소년이 온다』는 이러한 아픔을 모두의 상처로 끌어올리며, 5.18을 단지 개인의 비극으로 남겨두지 않습니다. 그러나 다행히 강도 만난 사람 옆에는 그를 돕고자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는 상처 입은 사람에게 다가가 포도주와 기름을 부어주고 싸매고 돌봅니다. 5.18 당시에도 그러한 위로자들이 있었습니다. 주먹밥을 만든 여고생들, 피 흘리는 이들을 위해 헌혈한 시민들, 죽은 이를 정성껏 수습한 평범한 이웃들. 이들은 광주의 사마리아인이었고, 오늘날 교회가 닮아야 할 모습입니다. 시편 126편은 말합니다. “눈물을 흘리며 씨를 뿌리는 자는 기쁨으로 거두리로다.” 5.18은 절망의 사건이었지만, 그것은 생명과 정의, 평화라는 씨앗이 뿌려진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우리는 그 꿈을 이어가야 할 차례입니다. 사람들은 열매를 원하지만, 눈물로 씨를 뿌리려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성경은 말합니다. 씨를 뿌리지 않고는 거둘 수 없습니다. 고통이 있고, 희생이 따르지만, 그 뿌림 속에 하나님은 열매를 맺게 하십니다. 5.18을 통해 우리가 어떻게 하나님나라를 이루어 가는 선교적 사명을 감당할 것인지 묻고 계십니다. 우리가 교회로서 해야 할 일은 명확합니다. 상처받은 이들에게 다가가고, 고통을 껴안으며, 눈물로 씨를 뿌리는 것입니다. 하나님나라를 꿈꾸며 씨를 뿌리는 자는 결국 기쁨으로 단을 거두게 될 것입니다. 5.18은 여전히 그 꿈을 꾸고 있습니다. 우리도 함께 그 꿈을 꾸며 걸어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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