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손하게 사랑하라 | 운영자 | 2025-08-2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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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령강림후 열한째주일]
겸손하게 사랑하라
이사야 57:14-19 야고보서 2:1-13 사람들은 ‘교만’을 잘난 체하거나 자랑하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러나 성경이 말하는 교만의 의미는 다릅니다. 교만은 하나님을 인정하지 않고 자기 주도권을 쥐려는 태도입니다. 반대로 겸손은 하나님 앞에서 은혜 없이는 살 수 없는 존재임을 고백하는 자세입니다. 이사야 선지자가 선포한 말씀은 바벨론 포로로 고통받던 이스라엘에게 회복의 약속이었습니다. 그들의 구원은 행위나 공로가 아니라 오직 하나님의 은혜로 이루어집니다. 그러나 그 은혜를 경험할 수 있는 사람은 겸손한 자입니다. 하나님은 상한 심령을 가까이하시고 그들의 상처를 고치며 평강을 주십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자기 힘을 내려놓고 하나님께 엎드릴 때 비로소 진정한 평강을 누릴 수 있습니다. 야고보 사도는 교회 안에 드러나는 교만의 또 다른 얼굴인 ‘차별’을 지적합니다. 부자를 존중하고 가난한 이를 무시하는 것은 자기 기준을 하나님보다 앞세우는 교만입니다(약 2:2-4). 그러나 하나님은 외모가 아니라 중심을 보시며(행 10:34), 가난한 자를 믿음에 부요한 자로 세우십니다(약 2:5). 예수님께서는 세리, 죄인, 여인, 병든 자, 심지어 사마리아인까지 품으시며 차별 없는 사랑을 보여주셨습니다. 교회가 주님의 몸이라면, 역시 차별 없는 사랑을 실천해야 합니다. 그러나 현실 속에서 차별 없는 사랑은 쉽지 않습니다. 우리는 본능적으로 비교하고, 나를 더 높이고자 합니다. 그 뿌리는 바로 교만입니다. 야고보는 차별이 죄이며 율법을 범하는 것이라고 단호히 말합니다(약 2:9). 차별 없는 사랑을 가능하게 하는 힘은 바로 겸손입니다. 겸손은 내가 가진 모든 것이 하나님의 선물임을 고백하는 신앙입니다. 그래서 겸손한 사람은 다른 이를 무시할 수 없습니다. 야고보는 “긍휼은 심판을 이기고 자랑한다”(약 2:13)고 말합니다. 우리가 차별 없이 사랑할 수 있는 이유는 하나님이 우리를 긍휼로 대하셨기 때문입니다. 그 절정이 십자가입니다. 우리는 모두 죄인이었지만 하나님은 심판 대신 긍휼을 택하셨습니다. 십자가 앞에서 우리는 자랑할 것이 아무것도 없으며, 오직 하나님의 은혜만을 붙들 수 있습니다. 그래서 십자가 앞에 설 때 우리는 누구도 차별할 수 없습니다. 하나님은 교만한 자를 멀리하시지만, 겸손한 자와 함께하시며 은혜와 평강을 주십니다. 차별 없는 사랑은 단순한 도덕적 요구가 아니라, 겸손한 심령에서 비롯된 하나님의 은혜의 열매입니다. 오늘 예배를 마치고 세상으로 나아가는 저와 여러분이, 겸손히 하나님과 동행하며 차별 없는 사랑을 실천하고, 긍휼로 이웃을 품는 모두가 되시기를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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